[머니투데이] 대학 취업상담실 전문성 취약…'이유 있었네' > Other Article

• 목록

대학 취업상담실 전문성 취약…'이유 있었네'

"취업 전문가라는 사람들조차 비정규직 비애, 아이러니"

대학 내 취업상담실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상담사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서울 모 대학 취업상담실의 상담사는 30일 "근무형태가 계약직이 일반적"이라며 "1년 계약 후 희망에 따라 2년까지 추가적으로 근무할 수 있지만, 정규직 전환이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 2년 후 계약 만료로 학교를 떠나야 하는 입장"이라고 토로했다.

지방 국립대 소속 윤 모 취업지원관은 "취업 쪽 전문가라는 분들조차도 비정규직의 비애를 안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며 "1년 정도 근무하면 자신의 다음 루트를 준비하고 고민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에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라고 토로했다. 계약직으로 처음 근무를 시작했던 그는 현재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됐지만, 자신과 같은 사례는 굉장히 특이한 경우라고 했다.

상담사의 고용불안정 문제에 대해 대학 입장에서는 예산 문제와 행정 절차 상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A대학 취업경력개발팀장은 "상담사분들이 정년 보장을 요구하는데, 예산 등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그럴 수 없어 능력 있는 상담사를 다른 학교에 뺏기는 상황"이라며 "대학 입장에서도 손해"라고 하소연했다.

B대학 취업진로팀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고용노동부가 그들이 고용하는 취업지원관분들에게 적은 금액의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다"며 "고용 형태도 계약직이니 우수한 사람이 진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는 곧 학생들의 불만으로 이어진다. 만족스러운 상담을 경험해 다시 찾은 취업상담실에서 해당 상담사를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것. 서울소재 모 여대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학교에서 상담을 잘 해줬던 분이 있었는데, 계약 연장을 안 해줘서 다른 곳으로 이직했다"며 "그 뒤로 다른 상담사를 찾았는데 상담 내용이 너무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취업상담사가 취업상담업무 이외에 다른 행정업무까지 분담하고 있는 것. 윤 모씨는 "새로 온 상담사는 대학에 적응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고, 초기에 학생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찾아오는 학생이 적다"며 "학교에서는 상담이 적으니 다른 행정 업무를 맡기려 하고 이런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2015년 대학취업지원관 지원사업 시행지침'에 따르면 대학에서 채용한 취업지원관은 학생들에 대한 취업상담 및 직업진로 등 취업지원 관련 업무에 전념해야 하며, 대학 내 일반 행정업무 등을 병행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 같은 지침에 대해 고용노동부 청년취업지원과 관계자는 "대학에서 학생들의 취업지원만을 담당하기 위해 근로자를 채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학 내 일반 행정 업무를 병행하게 되면 본래 업무에 소홀할 수 있어 해당 지침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직업 상담분야 전문가들은 질 높은 취업상담이 이뤄지기 위해선 처우 개선과 고용 불안정 문제가 해소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능력 있는 취업컨설팅 전문가가 유인될 수 있는 환경을 대학이 만들어야 한다는 것.

인사·조직 전문 컨설팅업체 밸러스의 김형관 부대표는 "능력 있는 취업컨설턴트라면 프리랜서로 활동하거나 사업을 운영하지 낮은 처우를 받는 대학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며 "고용안정 및 처우개선이 대학 취업상담실의 시급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의 취업 문제는 취업상담실뿐만 아니라 대학 구성원 전체가 다 같이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B대학 취업진로팀 관계자는 "자기소개서 작성이나 면접 요령 등 취업의 스킬적인 부분은 취업 진로팀에서 담당하고, 각 학과의 교수님들이 학생들의 직무 역량과 같은 전문적인 부분을 도와준다면 취업 성공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학 취업지원관 사업'은 고용노동부가 취업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인력인 취업관(Career Consultant) 채용을 지원해 진로상담과 경력관리, 구인업체 발굴 등 대학생의 취업난 해소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밸러스는…

글로벌 및 국내 컨설팅 회사와 대기업을 두루 경험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인사·조직 전문 컨설팅 회사입니다. 주로 국내 그룹사 및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컨설팅 및 기업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다양한 기업들의 채용제도를 직접 설계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생들이 '기업이 진정으로 원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