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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인재 영입을 위한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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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인재 영입을 위한 조건

 

우수한 인재가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 반드시 갖추어야 할 토대라는 것은 상식에 가깝다. 하드웨어적인 개선이건, 혁신적인 서비스와 아이디어 창출이건 그 이면에는 그런 개선과 혁신을 만들어내고 실행해가는 사람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경영자들이 항상좋은 사람에 목말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회사가 점차 성장하여 경영자 스스로 챙길 수 있는 일의 범위에 한계가 느껴질수록, 사람에 대한 갈증은 더욱 깊어지게 마련이다. 모름지기 경영자는인재 확보라는 화두를 평생토록 지고 갈 수 밖에 없다.

 

인재 확보는 경영자의 평생 화두

인재 확보의 화두를 푸는 방법은 흔히 두 가지로 언급된다. 한 가지는 인재를 육성(make)하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인재를 영입(buy)하는 것이다. 육성은 회사 안에 있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교육훈련이나 직무순환 등을 실시함으로써 필요한 역량을 개발하도록 지원하는 활동이다. 그러나, 이것은 지원에 불과할 뿐 이를 통해 인재가 얼마나 성장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장담하지는 못한다. 반면, 영입은 필요한 역량과 자질을 이미 갖추고 있는, 회사 밖의 인재를 발굴하여 사내에 안착(soft landing)시키는 활동을 의미한다. 당장 손 쓸 일은 많은데 회사 안에 믿고 맡길 만한 사람이 눈에 띄지 않을 때, 고민의 초점은 육성보다는 영입으로 모이게 된다. 역량을 갖춘 인재를 적재적소에 즉시 투입할 수 있다는 점이야말로 외부영입이 가진 가장 큰 장점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회사 밖 어딘가에 있을 우수인재에 대한 열망은 더 이상 대기업만의 전유물이 아니며, 우리나라라는 테두리 안에 갇혀 있지도 않다. 지난 해 10월에 직원 수 100명 이상의 국내 기업 45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된글로벌 인재 채용 현황조사에서는 대기업의 약 70%, 중소기업의 약 30%가 해외파 국내 인력은 물론 외국인 채용까지 적극적으로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뛰어난 역량과 탁월한 성과가 발현되리라 믿고서 높은 연봉과 파격적인 대우를 해주며 데려온 인재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회사 입장에서는 도리어 골칫거리가 늘어나는 셈이고, 개인 입장에서는 그 동안 힘들게 쌓아온 경력을 일순간 망치게 된다. 문제는 이런 결과가 생각 외로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점이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의하면, 연구대상이 된 35명의 외부영입 COO 중에서 8명을 제외한 22명이 조직을 떠났으며, 5명은 아예 직업을 바꾸게 되었다는 연구결과가 실렸던 것을 기억한다. 이를 단순화시켜 보면, 외부 영입의 실패율이 75%를 상회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실패한 영입은 조직과 개인 모두에게 큰 부담

영입 현장에서 보여지는 관행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대, 우리나라 기업들의 영입 성공률이 그 보다 높다고 이야기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영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 목적에 맞는 대상자를 찾은 후 철저한 검증을 통해 채용을 결정하고, 채용 이후에는 영입인재가 조직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공식/비공식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우리 기업들의 현실은 이와는 사뭇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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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속한 성과 창출을 요구

통상적인 인력 결손에 대응해 주기적으로 이루어지는 하위직급 중심의 경력채용이 아닌 이상, 영입은 장차 회사를 함께 꾸려갈 사업 파트너를 물색하는 중차대한 의의를 가진다.

그것은 결혼 상대자를 고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나중에라도 정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이혼할 수도 있지만, 그 때는 이미 서로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고받은 이후가 되기 쉽다. 때문에 영입 의사결정은 단순히 대상자의 업무 경험이나 일반적인 평판을 확인하는 수준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리더로서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 긍정적인 변화를 창출해낼 수 있는지, 일을 대하는 태도가 바람직한지, 거짓말에 능하거나 이기적인 판단을 일삼거나 나약하지 않은지, 모범을 보이고 부하직원들을 육성할 수 있는 끈기와 실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보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검증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서는 경영자 본인이 아는 사람을 채용하거나, 채용에 앞서 일정한 시용기간(probation)을 거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영입 대상자가 실제로 적합한 인재인지를 회사가 몸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책자급 리더나 직무전문가 대상의 외부영입은 경영공백이나 환경변화와 같은 사업적 필요에 의해 갑작스럽게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 된 방향을 잡지 못하고 표류해 가는 당면 현안 앞에서 영입의 필요성과 영입대상자의 적격 여부를 찬찬히 검토할 시간적 여유를 갖기는 어렵다. 더구나 극도로 매력적인 회사가 아닌 이상, 시용기간이라는 조건을 받아들이면서까지 입사하고자 하는 실력 있는 인재를 찾을 개연성도 그리 많지는 않아 보인다.

 

인재를 알아보는 경영자의 안목이 일차 관건

결국, 현실적으로는 경영자가 좋은 인재를 찾아내서 끌어오는 안목과 능력을 갖추는 것이 영입 성공의 일차적인 관건이 된다. 현 시점에 사내에 존재하는 인력의 역량은 - 시기에 따른 편차가 있을 수 있지만 - 경영자의 그릇을 비교적 잘 드러내는 기준이 된다. 회사 내 인재들의 자질이 기대에 못 미치거나 과거와 비교해서 발전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혹은 핵심인재의 영입과 유출이 반복된다면 그것은 사람을 판단하고 관리하는 경영자의 능력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합당하다. 선발도구가 필기시험이냐 구조화 면접이냐 과제 발표냐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경영자의 관()이 바로 서 있다면 그 형태가 무엇이건 경영자의 인재상과 철학이 충실히 반영될 수 있을 것이고, 그 반대의 경우라면 그 형태가 무엇이건 예정된 실패의 수순을 밟게 될 것이다. 외부인재 영입에 성공하려는 경영자는 검증절차나 기준을 손보기 이전에, 그 동안의 인사상 의사결정이 진정 회사를 위한 최적의 대안을 추구한 결과였는지 자문해 볼 일이다.

그래도 채용 이전 단계(pre stage)의 상황은 이후 단계(post stage)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 Post stage에서 이루어지는 사후관리의 중요성을 보다 실감나게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 몸을 구성하는 중요한 뼈가 한 곳 부러져서 금속 판이나 핀 등의 보형물을 이용해서 골절부위를 고정시키는 수술적 처치를 받았다고 가정해 보자.

저절로 붙기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수술하는 편이 조금이라도 빨리 움직이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수술한 직후 다치기 전의 움직임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칫 방심했다가는 꿰매어놓은 상처 부위에 2차 감염이 생기거나 애써 맞춰놓은 뼈마디가 비틀어질 지도 모를 일이다. 결국 우리는 수술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기대한 만큼 자유롭게 움직이기까지는 상당기간의 면역억제를 포함한 세심한 관리와 고통을 감내하는 꾸준한 재활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그것은 특혜가 아니라, 우리가 수술을 선택한 이상 당연히 거쳐야 하는 필수적인 프로세스다.

하지만 이러한 상식적인 이해가 영입 과정에서는 좀처럼 통용되지 않는 듯 하다. 영입된 인재가 적응의 어려움을 호소하면, ‘당신이 전문가라면 스스로 헤쳐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는 식의 핀잔을 듣기 십상이다. 또한, 기존 관행의 문제점이라도 지적하는 날에는날아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려 한다는 식의 볼멘 불평이 조직 내에 넘쳐나기도 한다. 그 상황에서 경영자마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흔들린다면 아무리 뛰어난 인재라도 불과 1~2년을 버티는 것조차 힘들어진다. 조직에 안착하는 데 실패한 인재들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더 이상의 성장을 포기하고 현실에 안주하거나, 또 다른 기회를 찾아 회사를 떠나는 것 밖에 없다. 일에 대한 책임감이나 회사에 대한 로열티에 따라 의사결정 시점이 뒤로 약간 늦춰질 수는 있겠지만,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겉 모습만 보면, 영입인재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분란 속에 조직을 떠나는 것으로만 인식되기 쉽다. 이런 조직에서 영입실패는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된다.

 

최종 성공여부는사후관리가 결정

따라서, 인재(人才)가 아닌 인재(人災) - 부족한 역량에도 불구하고 편한 일과 정시 퇴근, 높은 급여를 주는 직장을 찾아 다니는 사람으로서, 건전한 조직문화를 와해시키고, 공연한 분란을 일으키는 등 회사에 재앙과도 같은 악영향을 끼친다 - 를 받아들이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지 않은 이상, 영입의 최종적 성공여부는 사후관리가 얼마나 잘 이루어지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사후관리에 성공하려는 경영자는 다음 사항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영입의 성공가능성을 높이는 사후관리>

ㅇ 조기에 성공사례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한다

ㅇ 갈등을 덮어두지 않는다

ㅇ 경영자 스스로 신뢰할 수 있는 리더가 되어준다

 

[조기에 성공사례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입사 초기의 영입인재는 사내 입지를 강화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반면 회사상황에 대한 이해는 부족하기 때문에 과거 자신의 성공경험을 모방하기 쉽다. 하지만 회사의 현실과 동떨어진 성공경험의 답습으로는 충분한 업무효율성과 실행가능성,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영입 초기의 저성과는 영입 명분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며, 결국 영입을 결정한 경영자의 책임으로 귀결되기 쉽다. 경영자는 영입인재에게 별도의 수명과제를 주는 등의 방법으로 영입인재와 내부인재의 직접적인 충돌을 방지하면서 영입인재가 자신의 전문분야에게 의미 있는 성취를 만들도록 지원할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영입인재는 회사 상황을 보다 현실감 있게 파악하게 되며, 앞으로 자신이 어떻게 일해야 할지에 대한 감()을 갖게 된다. 지원의 형평성을 따지는 것은 그 이후에도 늦지 않다.

 

[갈등을 덮어두지 않는다]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 경쟁을 강조하다 보면, 갈등은 불가피하게 발생한다. 영입은 기존 내부인재들이 소외감이나 의욕상실을 느끼기 쉽다는 점에서 민감한 갈등요인으로 작용한다. /외부 인재간 사내 갈등이 일반 직원들에게는 한낱 가십거리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경영자는 기존의 내부관행을 되돌아보는 기회로 받아들이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특정한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3자의 입장에서 무조건적인 화합을 요구하지 않는 것이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경영자가 갈등을 덮는 데만 급급하다는 인상을 주면, 체질개선은 고사하고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식의 악순환에 쉽게 빠져들기 때문이다.

 

[경영자 스스로 신뢰할 수 있는 리더가 되어 준다]

영입인재가 입사 초기에 겪는 어려움 중 많은 부분이 오해나 무지에서 비롯되는 만큼, 쌓아두기 보다는 하루 빨리 해소하는 것이 조직과 개인 모두를 위해 바람직하다. 경영자는 영입인재가 찾아오기를 기다리기보다 리더로서 먼저 다가가서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어떤 부분을 힘들어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함께 대안을 찾아나가는 자세가 요구된다.

신뢰는 그 시작이자 끝이다. 직접 커뮤니케이션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영자가 의외로 많은 이유는 신뢰가 뒷받침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생각과 입장을 진실되게 이야기하지 않는 경영자에게 감히 진심을 열어 보일 만큼 용감한 영입인재가 몇이나 될 것인가.

 

어떤 배우자를 선택하느냐가 행복한 결혼생활을 보장해 주지는 못한다. 영입도 마찬가지다. 성공적인 외부인재 영입은 채용이 결정되는 순간, 진정한 본 게임이 시작된다는 것을 이해하는 데서 비로소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조인영 상무

Source: 인재경영 8월호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