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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 중견기업 인사관리 III ] 직원들에게 성장 확신을 주고, CEO가 직접 챙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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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인재는 대기업으로 향해 가는 위한 열쇠

직원들에게 성장 확신 주고, CEO가 직접 챙겨라!

 

중견기업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국내 어디에도 없지만, 직원수가 300~1,000명이면서, 매출액은 400억원 이상~ 1조원 미만의 기업이 통상 중견기업으로 분류된다. 쉽게 말해서, 대기업이 되기 직전의 단계를 거치고 있는 기업들이라고 보면 큰 무리는 없겠다. 그러나, 마지막 남은 그 한 걸음을 제대로 내딛는 회사를 현실에서 찾아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1994년 이후 10년간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에 성공한 사례는 0.1%에 불과했다니 말이다.[1]

중견기업의 때를 벗고 대기업으로 탈바꿈해 가는 질적인 전환의 문턱에서 많은 중견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실로 다양하다. 그 동안 누려온 각종 제도적 지원과 세제상의 혜택을 더 이상 적용 받지 못한다거나 중소기업 시절과는 차원이 다른 냉혹한 경쟁에 직면한다거나 하는 일은 중견기업들이 겪고 있는 수 많은 어려움의 한 단면에 불과할 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많은 중견기업 경영자들이 현실의 한계를 능동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려고 한다는 점이다. 그것 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임에 분명하지만, 실행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 한 이슈는 해결되지 않는다.

 

[그림 1] 불황극복을 위한 중견기업의 과제에 대한 경영자 설문결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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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의 화두는사람 

 그런데, 실행력과 관련하여 중견기업들에게는 한 가지 딜레마가 있다. 그것은 성장을 추구하면 할 수록 성장에 필요한 실행력은 고갈되어 가기 쉽다는 점이다. 내실이 외형을 따라가지 못하는 데서 비롯되는, 이른바 중견기업의 성장통이다. 흔히, 직원 수를 기준으로 100~200, 매출액 기준으로는 500~700억 원이 넘으면 (업종과 상황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경영자의 힘 만으로는 통제하기 어렵다고들 한다.[3] 인재와 경영시스템의 수준은 그대로인 상태에서, 덩치만 키워왔다면 당연한 결과이다. 이렇게 되면, 중소기업 시절의 역동성과 신속함은 간 곳이 없고, 섣부른 대기업 흉내만 남아 있게 된다. 성장통을 극복하기 위해서는믿고 일을 맡길 수 있는 인재를 확보하는 것은 가장 먼저이지만, 아쉽게도 구직자들에게 중견기업은 그다지 선호 받는 대상은 아닌 듯 하다. 최근 실행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견기업의 취업선호도는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보다도 낮게 나타나 충격을 준 바 있다. 중견기업에 대한 외면은 그 동안 수 많은 중견기업 경영자들이 그토록 인재에 목말라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려준다.[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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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확보와 관련한 중견기업의 취약성

사실, 중견기업이 연봉과 복리후생, 대외인지도 측면에서 대기업을 앞서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행히 조건에 맞는 인재를 뽑아서 입사시켰다 하더라도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어느 정도 일을 배우고 나면 더 나은 조건과 비전을 제시하는 기업으로 옮겨 가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그림 4]를 보면 대기업이 아닌 회사들의 경우 입사 1년 이내의 초 단기 퇴직이 대기업의 두 배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퇴직사유는 적성과 다른 직무, 인내심 부족, 조직적응 실패 등 다양한데, 이는 대기업이라 해서 쉽게 피해갈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만일,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참을성 많은 인재들을 특별히 중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중견기업에서는 어려움을 감내 하면서까지 회사 안에 머물 이유, 즉 발전 가능성을 찾기 힘들었기 때문에 퇴직률이 높게 나타났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해석이다. 적은 돈을 받으면서 더 어렵고 힘들게 일하는데 성취감 마저 없다면 누군들 퇴직을 생각하지 않겠는가?

[그림 4] 입사 1년 이내 초 단기 퇴직사유 및 퇴직률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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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중견기업의 모호한 업무특성 하에서는 인재들이 직무에 대한 실망감이나 인내심 부족 등 부정적 느낌을 갖기가 더 쉬울 수 있다. 아직은 업무의 체계화나 분화 정도가 상대적으로 덜하고 여유인력을 충분히 가져가기도 힘들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불려 다니면서 닥치는 대로 일 하는 것이 많은 중견기업의 현실이다. 그런데, 이처럼 모호한 업무특성이야 말로 중견기업이 가질 수 있는 상대적 강점이라는 의견도 많다. 이런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역량 있는 인재의 입장에서는 비교적 빨리 책임을 맡을 수 있고, 단 기간 내에 여러 업무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축적함으로써 사업과 업무 전반을 속속들이 이해하는 관리자로 성장하기에 보다 용이한 구조라는데 주목한다.

대기업과 같이 체계적인 인재육성을 실행하기 힘든 중견기업으로서는 애써 뽑은 인재들이 모호한 업무특성을일을 통한 육성의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만들어 가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열심히 일하는 과정에서 인재도 육성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으니, 대기업이 가진 훌륭한 연수원이나 우수한 교육체계를 굳이 부러워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실에서는 그 반대의 모습이 훨씬 눈에 많이 띈다.


중견기업이 상대적 강점을 살리지 못하는 이유

우선, 중견기업 관리자들의 육성 마인드부족을 들 수 있다.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상태에서 내가 하기 싫고 귀찮은 일을 떠 넘기는 식으로 일을 넘겨주게 되면 반발감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부족한 일 처리 결과를 꼼꼼하게 따지지 못하는 리더가 많은 것도 문제다. 만성적인 인력부족에 시달리는 중견기업으로서는 인재에 대한 업무와 코칭의 강도를 높이면 그나마 남아 있는 인재마저 이탈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없을 수 없겠지만, 그런 모습들이 오히려 회사에 대한 실망을 가중시켜서 우수한 인재를 밖으로 내모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순응이 중시되는 조직 분위기도 한 몫 한다. 경영진이 수시로 교체되는 대기업과 달리 오너가 전권을 쥐고 있는 중견기업에서는 경영진의 눈 밖에 나는데 대한 두려움이 더 크기 때문에, 사내평판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쉽다. 경영진이 이를 방치하게 되면, 중간관리자들에게는 부하직원의 육성을 위해 쓴 소리 한 마디 하는 것도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 되고 만다. 제대로 가르친답시고 괜한 분란을 일으키기 보다는 무난한 성과를 내면서 탈 없이 지내는 것이 더 낫기 때문이다. 일 잘하는 사람보다 착한 사람이 중시되는 조직문화에서는 인재육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경영진의 이중성도 문제다. 많은 중견기업 경영진들에게는 똑똑하고 우수한 인재를 갖고 싶은 마음과 선대로부터 이어져 오는 평등과 화합의 가치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공존하고 있다. 평소에는 인재육성과 역량에 따른 차등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이슈가 불거지면 제도와 실무진을 탓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여기에직원들의 수동성이 겹치면 상황은 더 어려워 진다. 중견기업에서는 직원들이 다양한 경험을 위해 이동을 자청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 이유는, 대체인력을 충분히 둘 만큼의 여유를 갖기 힘든 중견기업의 여건 상, 여러 업무를 두루 관장할 수 있는 관리자 스타일 보다는 한 가지 일을 틀어쥐고서 남이 손 댈 수 없는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전문가 스타일이 살아남는데 훨씬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현실이 이러할 진대, 이상을 따르지 않는다고 직원들을 나무랄 수는 없는 일이다.

 

경영진 주도로 시범케이스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라

중견기업들이 우수한 인재를 풍족하게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은 시장논리에 따라 형성된, 주어진 조건이다. 중견기업들은 시장과 맞서 싸우느니 이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대신 자신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살리도록 애쓰는 것이 옳다.

그 첫 단추는, 다양한 경험과 역량을 갖추면 사내에서 충분히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과 성장니즈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직원들이 확신을 갖기 위해 필요한 것은 말이 아닌 행동이다. 먼저, 사내 우수 인재들에게 의도적으로 다양한 직무경험을 제공하고, 이렇게 육성한 인력들이 더욱 중요한 자리에 올라가는 시범 케이스를 만들어 직원들에게 보여주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출발이 된다. 물론, 우수인재들을 사내에서 이동시키려는 시도는 강력한 내부 반발에 직면하기 쉽다. 업무의 연속성 단절을 비롯하여 당장 불편한 점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을 넘어서지 못한다면, 악순환을 벗어날 방법이 없다. 결국,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여 이동이 실제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 경영진의 가장 중요한 첫 번째 도전이 될 것이다. 만약 경영진이 솔선수범하여 우수인재들에게 이동을 통한 성장기회를 제공하는데 따르는 불편을 감수한다면 조직 전체에 강력한 시그널을 줄 수 있다. 교육 등의 부가적 활동은 나중에 천천히 생각해도 늦지 않다. 가시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이 피부로 느껴지면, 교육은 직원들 스스로 찾아서라도 받게 되어 있다. 그 또한 시장원리이다.


인재육성: 수율은 낮은 대신, ROI가 높은 투자로 인식해야

중견기업 경영진들이 인재육성을 바라보는 마인드도 약간은 달라져야 하겠다. 많지는 않지만, 말로는 인재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애써 키워서 나가면 어떻게 하나?’를 필요 이상으로 걱정하는 경영진도 있다. 육성된 인재가 빠져 나가면 큰 손해이니, 전력투구하기 아깝다는 것이다. 인재육성에서도 손익을 따져보려는 마음은 지극히 바람직하며 이해도 간다. 하지만 나갈 것이 아까워 육성에 힘 쏟지 못하겠다는 것은 참으로 잘못된 생각이라고 감히 말씀 드린다. 실패할 위험이 있음에도 사업을 계속하고 있다면, 마찬가지 논리가 인재육성에 적용되지 못할 리 없다. 진정 필요한 몇 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일부가 나갈 수 있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육성은 100을 쓴다고 해서 100의 효과가 나오는 산술적 게임이 아니다. 효과는 0일 수도 있고, 10,000일 수도 있다. , 수율은 비록 낫지만 성공했을 때의 ROI는 대단히 큰 투자가 바로 인재육성이라 하겠다. ‘한 명이라도 제대로 육성할 수 있다면 그것이 남는 장사라고 생각해야 소수의 몇 명이라도 제대로 육성할 수 있고, 이렇게 육성된 인재들이 제 역할을 해야 대기업으로의 성장 기반도 비로소 강해질 것이다.

 

조인영 상무

Source : HR Insight 12월호 (2010)

 

[1] 대한상공회의소(2009), ‘중견기업 지원의 필요성과 정책 개선과제

[2] 삼일회계법인(2009), ‘중견기업들의 불황기 경영전략

[3] 삼성경제연구소(2008), ‘중소기업, 인재가 희망이다

[4] 파이낸셜뉴스(2010. 5. 11), “대학생, 대기업 가장 취업 희망공기업 인기 시들

[5] 한국경제TV(2010. 3. 25), “대학생, 공기업보다 대기업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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