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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luse perspective


직무 분석에 대한 이해와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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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 분석에 대한 이해와 오해

                                                      

IMF를 계기로 직무중심의 HR이 도입/확산되면서, 국내의 HR 흐름도사람 중심의 인사에서일 중심의 인사로 전환되었다. 그러나 20년 가까이 진행된 변화의 흐름 속에서도 여전히 기존의사람 중심 인사의 관행이 바람직하지 않은 방식으로 유지되거나, 제도의 겉 모습만일 중심의 인사로 포장돼 있을 뿐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거나, 운영하고 있더라도 의도했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직무 중심의 HR’이 이미 국내 기업들에 견고히 뿌리내리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특히 중소 규모의 기업)과 공공기관에서는 제대로 도입조차 안 되고 있어, ‘직무중심 HR 도입을 위한 직무 분석에 대한 조언을 구해오고 있다. 이는직무를 어떻게 정의하고 분류하며, 각 직무의 내용과 직무 수행을 위한 요건들은 무엇인가등 체계적으로 정보를 구축하는 직무 분석 과정이직무 중심 HR’의 출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직무 분석’에 대한 오해도 여전하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직무 분석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들을 짚어보고, 조직의 목적에 부합하는 직무 인프라 구축을 위한 고려사항을 짚어 보고자 한다.

 

[오해 1] “직무에 대해 구체적으로 분석하면 (거의)자동으로 인사 제도를 합리적으로 만들 수 있다.”

직무 분석 자체는목적에 따라 직무관련 정보를 파악해 구축하는 조사 활동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 자체는 정보의 수집일 뿐, 그 정보를 왜 수집하고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해 사전에 정의하고 계획하지 않는다면 어마어마한 조직의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다.

따라서 먼저 목적을 정의하고 어떠한 정보를 조사해 구축할 것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 직무 분석은 주로적정인력 산정직무 체계 구축 이후 직무 평가 및 보상 연계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으며, 그 외에평가지표’, ‘경력개발’, ‘교육’, ‘채용을 위한 관련 정보를 수집해 필요한 경우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직무의 정의 및 목적, 핵심 과업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진다. ‘적정인력 산정을 위한 직무분석은 주로 직무별 과업 수행 빈도 및 시간, 직무·조직별 인원 등의 정보를 중심으로 조사를 수행하며, ‘보상연계를 위해 직무 평가를 위한 기준 항목의 정보를 구축하게 된다. ‘평가를 위한 정보는 핵심성과지표(KPI) 및 역량 항목을, 경력개발을 위한 정보는 업무 연관성(연관 직무, 전후 이동 직무 등), 채용을 위해서는 해당 직무 수행을 위한 요구사항(학력, 경험, 교육·연수, 지식·스킬 등), 교육을 위해서는 해당 직무의 역할 단계별 역량 및 필요 지식·스킬 관련 정보를 구축한다. ( 1 참조)

물론 직무 중심의 HR을 위한 인프라로서 직무 체계를 구축하기 때문에, 인사제도 중 특정 제도만을 염두에 두고 직무 분석을 수행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단기적인 제도 개선 목적만을 염두에 두고 제한적으로 정보를 수집하면 머지않은 시간에 또 다시 직무 분석을 반복해야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목적을 고려하지 않고 타사의 사례 또는 일반적인 양식에 따라 맹목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게 되면, 의도했던 정보를 누락하거나 활용에 부적합한 형태의 문서만을 양산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오해 2] “직무 분석을 통해 세세한 업무별 업무량을 분석하면 적정 인력 규모를 알 수 있다.”

직무 분석에 대한 커다란 오해 중 하나는 직무를 구성하는 세세한 과업별 업무량(투입시간)을 분석하면 적정 인력 규모를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테일러의과학적 관리관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동작을 분석해 비효율을 최소화하고 노동력을 최대한 뽑아내기 위한 방법론적인 고민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물론 과거의 주먹구구식 관리에서 과학적 관리로의 한 단계 도약이라는 의미가 있었지만 이는생산 관리의 측면에서 일정 부분 의미를 인정할 수 있을 뿐, 지식 사회를 구성하는 수많은 직무의 특성에는 적합하지 않은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직무를 그성과가 아닌 ‘input’ 요소를 기준으로 분석하게 되고 직무 수행자의숙련 수준질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는 오류를 범하게 돼 오히려 적정인력 규모를 왜곡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따라서 세부 과업별 업무량에 대한 조사 및 적정 인력 산정을 위한 활용은 Prefigured Job(사전에 과업의 내용이 한정되어 있고 예상되는 업무, 동작 분석이 가능한 분업 체계의 직무)에 제한하여 최소한으로 활용하는 것이 적합하며, 생산 관련 직무가 아닌 대부분의 직무에서는 거시적인 분석·판단 및 업무 비효율을 제거할 수 있는 정성적 방안에 대한 고려를 바탕으로 적정 인력을 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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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 3] “직무 분석은 객관적인 과정으로 외부 전문가가 시스템을 통해 수행할 수 있다.”


직무 분석을 고려하는 조직들이 가장 흔들리기 쉬운 유혹은직무 분석은 객관적인 과정으로 외부의 전문가들이 시스템을 통해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직무를 가치가 배제된 어떤 것으로 상정하는 오해와 직무 분석의 과정이나 산출물, 그 활용에 있어 발생할 수 있는 오류나 구성원의 불만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함께 작용하는 것 같다. 그러나 직무 분석은 해당 조직의 업무 특성이라는 맥락 하에서 현 시점에 해당 직무를 수행하는 구성원들의 참여에 의해 수행돼야 한다. 물론 어느 조직에나 공통적으로 있는 직무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업무 내용을 참조할 수는 있지만, 그러한 경우에도 타사의 직무 내용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직무 평가 또한 마찬가지이다. 대체로 정량적인 방법(점수법)을 활용하면 객관적·과학적이고, 오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을 갖기 마련이지만, 직무 평가는 조직 내 직무간상대적가치를 평가하는판단의 과정이다. 오히려 본인의 직무에 대해 관대하게 평가하려는 경향으로 설문지법의 직무 평가가 더욱 큰 왜곡을 낳기도 한다.

다만, 직무 분석을 수행하는 경우에 향후 수립할 인사제도의 전체적인 틀을 고려하여 분석의 구조를 계획하고, 그 결과를 의미 있게 구조화하고 판단하는 과정에서 외부 전문가를 활용하는 것은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직무 정보를 더욱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 과정 자체는 HR과 구성원의 주도적인 참여에 의해 이루어지는 판단과 검증의 과정이다.

 

[오해 4] “직무 분석은 아무 쓸모없는 것이다. 한 번도 제대로 활용해 본 적이 없다.”

마지막 오해는 이 모든 시행착오를 겪어 본 조직들이 흔히 가지고 있는 오해이다. 수많은 조직들이 캐비닛 안에 일 년 내내 보지 않는 직무기술서를 보유하고 있을 것이다. 대대적인 HR제도 개선 프로젝트를 거치거나 또는 직무 중심 HR제도 구축의 첫 단계로 직무 분석을 수행해 직무기술서를 구축해 두고 전혀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노력을 기울여 구축한 직무 기술서가 활용되지 못하는 이유는 직무기술서 작성의 목적과 활용에 대한 사전 정의가 미흡했기 때문이다. ‘정보를 위한 정보, 분석을 위한 분석으로 끝났기 때문에 직무기술서가 문서에만 머물게 되는 것이다. 또한 직무 정보의 체계적 활용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리도 중요하다. 사업과 조직의 변화에 따라 직무의 분류 및 해당 직무에 관련된 정보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또한 해당 정보가 제반 인사제도에 제대로 연계될 수 있도록 제도와 IT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직무 분석은 직무중심의 HR을 구축하기 위한 기본 인프라를 다지는 작업이다. 그러나 직무 분석 자체는 적정 인력의 규모나 관련 인사 제도를 자동으로 이루어 주는 마법의 도구도,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정답을 가지고 있는 과정도 아니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제대로 직무 정보를 구축하지 못한 채, 직무 분석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나 맹목적인 불신에 빠져 직무 중심 HR을 위한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우지 못하고 있다.

직무 분석은 직무에 대한 정보들을 체계적으로 수집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이전에 우리 조직이 갖추고자 하는 HR 제도의 모습과 제도를 구축하는 단계를 정의하여 그 활용을 염두에 두고 직무 분석을 수행해야 한다. 또한 수집된 정보는 지속적으로 관리해 제반 인사제도와의 정합성을 유지해야 한다.

 


장연이 Associate Director  (yyjang@valuse.co.kr)

Source : HR insight 4월호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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