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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 Multi-business company의 인사관리 III ] 조직문화 진단의 첫 단추, 사업 특성에 맞게 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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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문화 진단의 첫 단추, 사업 특성에 맞게 수집·해석·추론하라

 

기업의 전략적 자산이자 핵심 경쟁력으로서 조직문화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이다. 지식산업사회의 고도화와 더불어 조직(기업)이 보유한 지식이나 구성원(직원) 간의 소통 방식, 구성원과 고객의 감성 등 무형적 요소의 가치가 집중 조명되고, 그에 대한 관리 역량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기까지 하는 오늘날, 조직문화는 학자들의 연구 대상으로써 뿐만이 아니라 실제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자의 주된 관심사의 하나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최고경영진에서 말단 사원에 이르기까지 부문과 직무의 종류, 직급의 고하를 막론하고 기업의 가치사슬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구성원이이게 바로 우리 조직문화지라는 자긍심을 느끼거나시시때때로우리 조직문화는 이래서 안돼식의 푸념을 자연스럽게 늘어놓는 현실을 봐도 조직문화가 실제 기업 활동에서 전혀 낯설지 않은 개념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막상 조직문화를 인사관리의 범주에 넣고 실무적으로 다루고자 하면 평가나 보상 등의 타 영역과 달리 상대적으로 실체가 모호하고, 제도적 관리 및 운영이 어렵다 못해 거의 불가능하다고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조직문화의 개념적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 들어본 풍월은 있으되, 실제로 조직문화를 다루는, 즉 조직문화를 진단하고 개선하는 데 필요한 철학의 정립과 체계적 방법론의 적용은 직접 경험해 볼 기회가 대단히 드물기 때문이다.

 

Going-concern’ + ‘Big-leap’ 위한 조직문화 구축의 선결 조건

일반적으로 기업의 성장 단계에서 보면, 회사가 상대적으로 소규모일 시기에는 CEO가 직접 곳곳을 돌아보고 직원들과 접촉함으로써 이슈와 니즈를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일단 규모가 확장되고 복수의 비즈니스 영역에 진출하게 됨에 따라, CEO가 의사결정 해야 할 사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다 보면 어느새 눈코 뜰 새 없을 만큼 바빠져 처음의 의욕만큼 직접 조직 분위기를 챙기는 것이 대단히 어렵게 된다. 불어난 식구와 그만큼 많아진에 불평이 오르내리고 갈등이 불거지게 되다 보면 조직문화를 진단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 또는 새롭게 구축하는 길을 모색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실제로 많은 글로벌 선진 기업들의 사례를 보아도 ‘Going concern(계속기업으로서의 생존의 문제)’에 연연하는 단계를 넘어 ‘Big-leap(또는 ‘Good to Great’)’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특유의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단계를 밟았으며, 그를 위해 지난한 조직문화 진단과 변화관리 과정을 겪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모든 기업이 정확한 조직문화 진단과 효과적인 개선(또는 바람직한 상태의 구축)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실패하는 경우의 대부분은 조직문화 진단 및 개선작업에 대한 이해와 경험 부족으로 직원 만족도 조사 수준의 피상적이고 결과 중심적인측정에 그치거나, 기업의 특성(추진 사업의 종류, 조직 구조, 인적구성 등)과 내외부적 상황(환경적 요인 및 내부 이슈)에 대한 고려가 미흡한 상태에서 소위선진 practice’라고 선전되는 범용의 방법론을 무비판적으로 답습하는 것에 기인한다. 그렇다면 바람직한 조직문화 확립의 첫 단계로서 성공적인 조직문화 진단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조직문화 진단, 수집하고 해석하고 추론하라

우선 조직문화 진단의 기본적인 흐름을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흔히 조직문화 진단이라고 하면 사전에 정의된 조직문화 유형을 보기 삼아 진단을 실시하는 기업이 해당하는 유형을 찾아가는 조직문화 평가도구(OCAI : Organizational Culture Assessment Instrument) 활용 방식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앞서 언급한선진 practice라고 선전되는 범용의 방법론을 무비판적으로 답습하는 과정에 그쳐 실행력 있는 개선안 마련을 위한 유의미한 시사점을 도출하지 못할 우려가 크다. 이에 비해 보다 효과적인 진단 방식은 조직문화를 구성하는 제반 요소를 프레임으로 구성하여()’의 기준으로 삼고, 문제 상황의 원인이나 해결책에 대하여 합리적 추론에 따른 가설을 풍부하게 마련하고, 설문(questionnaire survey)과 심층 인터뷰(in-depth interview)를 중심으로 하는 자체 진단 도구를 통해 이를 검증/분석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이러한 가설 기반 분석(hypothesis-based analysis) 기법은 크게가설 수립’, ‘가설 검증’, ‘결과 분석의 단계로 진행되며, 가설 검증의 단계는 다양한 사실과 의견을 수집하고, 이를 해석하며, 다양한 요소 간의 연관성과 선후관계 및 ‘missing point’ 등을 추론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검증된 가설을 추려내고 재구성함으로써 조직문화의 현황을 의사결정권자와 조직 구성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와 닿는 언어와 논리로 정확하게 설명해내는 것이 가능해진다.

 

사업 특성에 대한 이해를 선행할 것

그렇다면 자체 진단을 위한 도구 마련과 가설 수립 시에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사업의 특성이다. 사업 특성은 기업이 조직을 구성하고 필요한 인력을 선택함에 있어 가장 우선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사업 특성에 기반하여 구성된 조직과 충원된 인력에 내재된 조직문화가 사업 특성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으리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는 사실이다. 사업 특성은 크게 사업 고유 특성, 사업 관련 외부 요인(환경적 요인), 기업 내부 요인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사업고유 특성은 그의 종류에 따라 태생적으로 다른 사업과 구별되는 요인을 의미한다. 예컨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사업이 아이디어 도출과 민감한 트렌드 파악, 신속한 제품 개발과 론칭을 중시하는 것이 비해, 석유화학 가공 사업이 안정적인 원자재 수급과 생산 사이클 관리, 비교적 소수의 주요 고객 중심의 거래 관리에 집중하는 것이 다른 이치이다. 사업 관련 외부 요인(환경적 요인)은 주로 해당 사업의 전/후방위 시장과 연계된 개념으로, 경기의 변동이나 관련 요소의 동향에 해당한다. 해당 사업의 산업 수명 주기 (industry life cycle) 상의 성숙도나 해당 인력의 수급 동향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기업 내부 요인은 기업의 비전이나 전략 방향성, 해당 사업 조직의 기업 내 역학관계 상의 위치, 해당 사업 시장 내 기업의 위상 등을 의미한다. 조직문화 진단 방향성을 잡을 때와 분석 결과를 도출할 때에는 이처럼 다양한 사업 특성 요소를 감안해야 하며, 특히 한 기업 내에 비즈니스 그룹 단위로 동종 산업 내 제품군 별 사업부를 운영하거나 아예 다른 산업 영역의 사업을 동시에 영위하는 멀티 비즈니스 컴퍼니의 경우, 동일한 기업 내에서도 구분된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함을 주지해야 한다.

 

지향해야 할 바와 지양해야 할 것부터 구분하라

사업 특성에 따라 조직문화 진단의 방향성을 다르게 잡아야 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는 조직문화 진단 가설의 기준점이 되는지향해야 할 바지양해야 할 것을 다르게 설정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조직문화의 문제 상황, 문제의 심각성 수준, 문제의 원인에 대한 파악은 지향해야 하는 바 대비 격차 수준이나 지양해야 하는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조직 내에 만연한 수준을 가늠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바, 사업 특성에 따라 중시되어야 하는 가치와 요구되는 사고와 행동의 양식이 다른 것을 감안하여 지향·지양 포인트의 내용도 다르게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람직한 가치와 사고·행동 양식은 다시 바람직한 리더십,조직 분위기, 조직 구조, 업무 스타일,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등의 세부적인 조직문화 구성 요소로 나뉠 수 있으며 진단 설문지(questionnaire survey) 문항과 심층 인터뷰 문항을 구성할 때 이를 사업 특성에 맞게 반영함으로써 진단의 핵심 포인트를 짚어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예컨대 작업 절차(procedure)를 준수하고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기계장치 중심의 사업 조직을 가정하자면, 다소 권위적인 리더십이나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풍토가 반드시 개선해야 할조직문화 이슈가 아닐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설문이나 인터뷰를 통해우리 조직의 리더들은 주로 탑다운(topdown) 방식의 업무 지시와 의사결정을 한다거나우리 조직은 예전부터 수행해 온 방식을 고수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고 해서 섣불리 리더십과 업무 스타일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앞서의 진단 포인트를 구분하는 것이 사업 특성에 따른 진단 방향을 잡는 것과 관련이 있다면, 더불어 고려해야 할 것은 수준에 대한 판단도 구분해서 내려야 한다는 점이다. 진단의 포인트가 사업 특성과 무관하게 완전히 중립적인 요소가 아니라면, 설문 분석을 통해 도출한 긍정률이나 인식도 등의 수치나 현상에 대해서도 다른 해석을 내려야 할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러한 해석에 필요한 통찰력(insight)은 외부 전문가(주로 컨설턴트일 경우가 많음)와 내부 인력(주요 경영진, 인사 담당자, 조직 내 비공식적 opinion leader historical observer )의 긴밀한 communication & collaboration을 통해 확보해야 한다.

 

구성원 진의 파악, 퍼즐을 맞추듯이

사업 특성을 고려한 방향성과 진단 포인트에 따라 확보한 데이터들을 분석함에 있어서는 구성원의 진의(眞意, Underlying thoughts)를 정확하게 짚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이미 잘 알려지다시피 모든 조직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기본적으로 유기체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 부분의 총합이 반드시 전체를 의미하지 않고, 동시에 전체를 잘게 나누었을 때 모든 부분이 동일한 특성을 띄지도 않는다. 특히 구성원 개인별로는 각기 다른 생각(주장)과 인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조직 운영 방향성을 결정하거나 조직의 입장을 대변함에 있어서는 집단사고(group think)의 경향이 나타날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전체 단위의 데이터 분석 결과 이면에 숨은 개인의 진의를 찾아내고 이를 재구성함으로써 진정한 문제 상황이 무엇인지, 상황의 인과관계는 어떻게 맞물려 있는 지를 찾을 수 있다. 이는 마치 퍼즐 한 무더기를 단지 오와 열을 맞추어 나열하는 것만으로는 완성된 그림을 파악할 수 없고, 각 퍼즐의 요철을 이리저리 꿰어 맞추는 과정을 완성하고 나서야 전체 그림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예컨대 조직문화 진단 설문을 통해나는 조직의 비전과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적극 공감한다우리 조직의 사업적 성장과 발전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다는 인식을 확인하는 것에 만족하여나는 후배에게 우리 회사 입사를 적극적으로 권유하지는 않는다더 나은 조건의 이직 기회가 생긴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의향이 충분하다는 목소리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그 원인의 실마리를 찾는 과정을 시작하지 않는다면 완성된 형태의 진단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의외로 많은 기업들이 조직문화 진단을 실시하면서도 이처럼 분석 결과를 재구성함으로써 구성원의 진의를 파악하는, 즉 조직문화 이슈 원인의 원인(근본원인)을 찾아내는 단계를 소홀히 하고 있다. 이 단계를 거치지 않고서는 조직문화 진단을 성공했다고 말하기 어려우며, ‘수박 겉핥기라는 진부한 표현으로 밖에는 비유할 수 없는 반쪽의 진단, 진단을 위한 진단이 되기 십상이다.

 

마지막까지 사업 특성을 고려하라

사업 특성을 고려한 진단 방향성 수립, 진단 결과 심층 분석을 통한 조직문화 현황 파악이 제대로 되었다면 개선안을 마련할 차례이다. 이제는 과거와 달리 조직문화 개선 방식에 대한 기업들의 이해도가 많이 높아져 1회성 이벤트에 그치는 거국적 행사, 표면적 이슈에 대한 단기 봉합에 불과한 대증요법에 의존하는 모습은 많이 사라진 추세이다. 기업들도 경험을 통해 억지스런 ‘cheer-up’과 직원들의 마지못한 동조로는 근본적인 개선이 불가하다는 것을 깨달아 알게 된 것이다. 이러한 깨달음은 조직문화 종합 지수(Total culture index)를 개발·설정하고 주기적인 진단(pulse check)을 통해 개선의진도를 체크한다거나, 조직문화 개선 활동과 그 결과를 평가에 반영하여 궁극적으로는 보상차등에 연계하는 등의 과학적·제도적 관리를 시도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조직문화 이슈 개선 및 바람직한 조직문화 구축을 장려·촉진하는 수단으로 인사제도를 활용하는 것은 효과적인 방식이나, 그러한 제도 구현 단계에 이르러서도 마지막까지 고려해야 하는 것은 역시 사업의 특성이다. 이는 비단 조직문화를 감안하지 않은 상태에서 인사제도를 설계할 때에도 기본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조직문화 진단 및 개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경도되어 개별 기업전략의 경중 판단과 인사제도 전체의 밸런스 고려를 망각할 때 범하기 쉬운 오류이다. 예컨대 생산부서 간 긴밀한 협조가 가장 중요하고 성과 수준을 차등하기 어려운 사업 조직에서 갑작스럽게 직책자의 조직문화 활동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를 신설, 그것도 과도한 차등 비율로 지급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건전한 상식과 철학을 따르는 리더가 적극 개입하고 소통하라

가장 강한 가치는 반드시 기발하고 혁신적일 필요는 없으며, 오히려 대단히 기본적이고 상식적이어서 오히려 심심할 정도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동시에 고민스러운 것은 누가 들어도 그럴싸한 가치를 무조건적으로 내세운다고 해서 그것이 쉽사리 조직문화로 정착되지도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것이 조직문화를 다루기 어렵게 만들면서도 동시에 어느 무엇보다 모방하기 어려운 기업 경쟁력으로 작용하도록 하는 주된 원인일 것이다. 조직문화 진단과 제도적·시스템적 개선을 통해 일시적으로 구성원의 긍정적 인식을 제고하거나 조직 분위기를 쇄신할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바람직한 상태를 정착·지속하도록 하는 것은 단연코 변화 주도의 핵심 축으로서의 리더의 역할이다. 최고경영진의 적극적인 개선 의지와 개입 노력을 조기에 가시적으로 보여주되, 지속적인 추진이 담보되어야 한다. 이러한 흐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적합한 변화관리자(change agent)의 선발과 동기 유발, 권한부여를 병행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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