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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지능 (Organization’s Intellig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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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지능 (Organization’s Intelligence)

 

기업이 우수인재 확보와 관리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는 산업과 기업 규모의 경계를 넘어 대부분 경영의 최우선 순위 과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는 1990년대 말 발간되어 세계적으로 유행한 『인재전쟁』이 끼친 영향도 있다. 이 책에서는 경쟁자보다 월등한 성과를 내기 위하여 경영자가인재중시 사고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외부로부터 우수인재를 선발 함과 동시에 조직 내 구성원을 평가, 스타 플레이어에게 차별적이고 막대한 보상을 하여 이들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고는 이제 미국식 경영의 통념이 되었으며 많은 국내기업도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를 철저히 실천에 옮기고도 그 결실을 보지 못하는 기업이 생겨나면서 이에 대한 비판과 함께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기존 인재중시 사고에 대한 비판 중 하나가 바로 조직지능(Organization’s intelligence) 측면에서 접근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즉 인재중시 사고는 개인의 능력, 그 중에서도 개인지능(individual intelligence)에만 지나치게 포커스 되어 있다는 것이다.

실제 조직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조직지능으로 이는 구성원의 지능함수에 의해서만 결정되지 않으며 시스템과 리더십, 조직문화, 기타 구성원의 역할 등과 함께 고려된다스탠포드 대학의 제프리 페퍼 (Jeffrey Pfeffer) 교수는 지식산업에서 일부를 제외한 모든 기업활동이 팀 또는 조직단위로 이루어지는데 반해 성과에 있어 개인영향력이 과대평가되고 조직의 힘에 대해서는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문화적·시스템적 요소가 간과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자기충족적 예언으로 인해 고성과자는 더욱 성과를 낼 수 있는 반면 저성과자는 열악한 여건에 의해 계속 저성과자로 내몰릴 수 있다는 점 등을 기존 인재중시 사고가 갖는 한계로 들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토마스 드롱(Thomas J. Delong) 교수는 기업내 A급 플레이어에게 집중된 사고에서 벗어나 조직 대부분을 구성하는 B급 플레이어의 중요성을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B급 플레이어 중에는 A급 플레이어로서의 중압감을 거부하고 스스로 B급 플레이어를 선택한 타입(recovered A player), 조직내 부조리함에 맞서고 정직과 진실함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타입(truth teller), 업무수행 스킬은 평범하나 인적 네트워크 등을 통해 조직내 프로세스가 원활히 작동하도록 하는 타입(go-to people) 등이 있으며, 이들이 A급 플레이어 못지 않게 조직성과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또한 성과변동이 크게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인 성과를 확보할 수 있어 조직성과의 균형 추 역할을 하는 가치창출의 숨은 공로자들이라고 한다. 따라서 A급 플레이어에만 관심이 집중될 경우 B급 플레이어가 조직을 떠나거나 C급 플레이어로 전락함으로서 조직성과에 막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

개별 인재에 대한 믿음은 사람이 조직을 더 똑똑하게 만든다는 가정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사우스웨스트항공, 월마트, P&G 등 정반대의 철학을 실천하면서도 성공하는 사례는 얼마든지 많다. 이들은 천재적 능력을 갖춘 CEO 후보자가 기업문화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조직을 떠나거나 유명 경영대학원 출신을 거의 뽑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각 분야에서 성공적인 업체로 군림하고 있다. 개인의 천재성이 세상을 변화시켜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기업은 이와는 다른 규칙에 의해 움직인다. 회사는 창조만이 아닌 실행하고 경쟁하며 많은 사람의 노력을 조율하는 곳이다.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조직에는 잘 짜여진 시스템과 독특한 문화, 묵묵히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이들이 바로 숨겨진 A급 플레이어인 것이다. 이제 개인지능만이 아닌 조직지능 측면에서 우리기업에 부합하는 인재관리 방식을 찾아야 할 것이다.

 

 

김형관 상무

Source: 인사관리 6월호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