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오피니언] 슈스케에서 취업을 엿보다 > Other Article

본문 바로가기

Other Article


[머니투데이 오피니언] 슈스케에서 취업을 엿보다

페이지 정보

본문


슈스케에서 취업을 엿보다

[모두다인재 교육칼럼] 정해주 대표의 '기업이 원하는 인재'

 

슈퍼스타 K라는 프로그램을 즐겨본 적이 있다. '노래'에 대한 열정이 충만한 도전자들, 심사위원들의 솔직한 입담, 애정, 질타 엿보기,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몇 가지의 뉴스거리 등으로 인기를 구가한 프로그램으로 기억한다.

슈퍼스타 K를 지원하는 수 십만명 중에는 자신의 재능에 대해서는 전혀 자각하지 못한 채 이상한 다른 무엇인가로 심사위원들에게 어필하려는 경우도 보이고, 본인의 탈락에 대해 도저히 납득하지 못하거나, 심사위원이 하는 이야기를 자기만의 해석으로 바꾸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어떤 언론에서는 톱 텐(Top 10)의 남녀 구성비율, 학교, 출신 지역 등을 기사로 내며 마치 이러한 구성 비율 안에 들어야만 하는 것처럼 보도하는 경우도 있었던 듯하다.

100%는 아니겠지만 대체적으로는 슈퍼스타 K 각 관문을 통과하는 사람들은 '노래'에 대한 재능이 있거나, 잠재력과 열정을 보이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비율이 높은 듯하다. 노래 자체보다 결과적인 인기에만 치중하는 지원자는 시청자의 눈에도 보인다. 그런 지원자는 탈락할 개연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슈스케에서 '노래'를 잘 하는 사람을 원하듯, 기업은 -누구나 알지만- '일을 잘하는 사람 혹은 일에 대한 열정이 있는 사람'을 원한다. 노래 자체가 열망이듯, 기업에서도 일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혹은 부여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을 잠재력 있는 인재로 간주한다. 노래를 도구 삼아 결과적인 인기영합만을 노리는 지원자를 알아보듯, 기업에서도 일보다 지위나 돈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지는 지원자를 알아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의 취업준비생들은 자신의 일에 대한 호기심, 태도, 자질에 대한 성찰은 잊은 채, 다른 무엇인가로 본인을 드러내려 하거나, 본인이 탈락한 원인을 이상한 스펙 부족으로 귀결시키거나, 이번에는 최종면접까지 갔으니, 다음에는 합격이라는 생각, A회사에는 합격을 했으니, 그보다 돈을 적게 주는 B회사에는 당연히 합격할 것이라고 착각하는 등의 행태를 보인다.

어느 언론에서 합격자의 TOEIC 평균, 해외연수 기간 평균, 출신지역·학과평균, 학점 평균 등이 기사로 뜨면 가장 핵심적이어야 할 ''은 배제하고, TOEIC, 해외연수를 해야만 취업이 되는 것으로 간주해 버리고는 한다. 슈스케 톱 텐의 평균 키, 몸무게, 학벌 등에 포함돼야 슈스케 텐이 되는 것이 아니듯, 합격자 스펙 평균은 어디까지나 사후적인 통계치일 뿐이다.

그런데 일부 취업 준비생들은 간혹 핑계를 댄다. 돈은 많이 벌고 싶고, 그 도구로서 직업을 택하고자 하면서도 실제 그 직업을 구가하기 위해 바쳐야 할 스스로의 헌신, 열정, 호기심에 대해서는 매우 무심하다. 그저 머리 속에서만 세상이 존재할 뿐이다. 아무런 행동은 없다. 마치 '나는 기타를 잘 쳐야지'하는 생각만 있지, 기타를 꾸준히 배워 보기에는 귀찮아하는 것과 같다. 스스로 -혹은 주변에서- 규정지은 스펙에 들지 못하면, 그것 때문에 안 된다고 한다. 반대로 그 스펙에 들면 무조건 될 거라고도 생각하는 무모한 경우도 있다. 기업은 학생들이 규정한 스펙으로 절대 사람을 뽑지 않는다. 슈스케에서 별 다른 재능과 열정 없이 그저 인기와 돈만 벌고 싶은 지원자를 걸러내고 노래를 기준으로 하듯, 기업채용에서 가장 관심을 가지는 부분도 '일 잘하는 사람'을 뽑는 방법이다.

슈스케에서 심사위원은 오랜 동안의 경험과 감, 사람을 보는 눈을 학습해 온 사람들이다. 그들의 판단이 항상 100% 맞는다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고민과 의견교환 등을 통해 오류를 줄여나간다. 회가 거듭될수록 심사위원들의 지원자에 대한 평가가 계속 바뀌는 것을 보듯 심사·평가는 매우 유동적이다. 간혹 심사 위원 중 소수만이 어떤 사람의 자질을 알아볼 수도 있고, 그 반대로 한 명이 빡빡 우겨서 뽑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다수의 의견이 맞는 것으로 나타날 때도 있다.

마찬가지로 기업의 채용은 취업준비생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모든 것이 객관화, 서열화, 점수화되는 것은 아니다. 자소서를 보는 사람에 따라, 면접관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딱 정해진 정답만이 존재 하지는 않는다. 어떤 A의 전체점수가 다른 B에 비해 절대적으로 낫다, 못하다가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A는 반드시 대기업 C에 가야하고, 어떤 B는 그 다음 기업 D를 가야 하는 것이 아니다. 소개팅에 나가면 어떤 스펙과 어떤 매력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고 스스로 인지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를 봐주는 상대방의 호기심과 판단에 의해 나의 매력이 결정되는 것처럼, 기업의 인력채용도 마찬가지다. 모든 상대방이 나를 다 좋아할 수 없듯이 모든 기업에서 다 나를 좋아할 수 없다. 점수 몇 점 이상은 삼성을 가고, 그 이하는 다른 곳을 가는 구조가 아니다. 무조건 복불복이라는 것은 더더군다나 아니다. 소개팅에서도 대체적으로 '괜찮은' 사람이 있듯이, 기업의 채용에서도 대체적으로 '괜찮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다만 취준생들이 스스로 '능력 있는 인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언제인가 모 방송국의 특집 중에 스펙쌓기에 대한 프로그램을 시청한 기억이 있다. 물론 해당 방송의 톤은 '측은', '이렇게까지 준비를 하는데' 등이었다. 해외연수 스펙을 위해, 영어 점수를 위해, 목소리 톤 교정을 위해 노력하는 취업 준비생에게 기자가 마지막으로 '취업 후에 무엇을 가장 해보고 싶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기억이 난다. 아마도 이 대답이 내가 이야기하는 괴리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푹 쉬고, 휴가 가고 싶어요….'

 

◆밸러스는…

글로벌 및 국내 컨설팅 회사와 대기업을 두루 경험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인사·조직 전문 컨설팅 회사입니다. 주로 국내 그룹사 및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컨설팅 및 기업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다양한 기업들의 채용제도를 직접 설계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생들이 '기업이 진정으로 원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첨부파일